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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 나의판매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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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이제막걸음마를시작한병아리매니저의일기

병아리매니저 |2017-03-24 | 댓글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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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직을 시작한 지 2달째. 경력 몇 년씩 되는 선배님들이 보시기에 가소롭겠지만, 판매 일기는 먼 훗날 쓰려고 했으나 행사장 하나 없는 10평 남짓한 매장에서 전국 매장 매출 19위를 찍은 오늘 기분이 좋아 몇 자 적어 봅니다.

 

10년 가까이 학원에서 국어 강의를 하다가 우연히 근처 대학에서 국비 지원으로 유통관리자 교육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문의해보니 의류 매장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한다. 언젠가부터 의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번이 기회인가 싶어 10주 간의 유통관리자 교육을 들었다.

 

교육이 끝나갈 무렵 가까운 패션 타운 내의 코오롱스포츠에 1주일간의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실습 기간 동안 매니저님의 배려로 매일 고객 응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매출을 올리게 되니 점점 흥미와 자신감이 생겼다. 실습이 끝날 무렵 매니저님께서 내가 판매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시며 기회가 되면 타운 내에서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며칠 뒤, 패션 타운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함께 교육을 받은 사람들 중 나만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연히(?) 그동안 일하던 학원의 급여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었지만 돈 받으면서 일 배운다는 생각으로 출근하기로 했다. 가자마자 배정 받은 곳은 제일모직 빈폴 매장. 나이는 많은 편이었지만 막내로 들어가 창고 정리와 스팀, 고객 응대 등의 간단한 일만 한 덕분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이 중 특히 스팀을 하다 보니 옷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옷의 디테일이나 특징을 캐치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 시니어가 되고 매니저가 되더라도 새로 들어오는 제품은 한 벌씩이라도 꼭 직접 스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상 디자인과를 전공한 장점을 살려 DP도 직접하고 고객들에게 코디를 제안하면서 판매를 하다 보니 제법 매출을 올리게 되었다. 그렇게 빈폴에서 3주 정도 일을 하고 있을 무렵 타운의 책임자로부터 호출이 왔다. 3주 간 지켜본 바로는 의욕과 능력이 있는 것 같으니 폴햄의 매니저 자리로 들어가 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기쁨과 다른 사람의 눈치 안보고 매장을 관리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매니저 자리를 수락했다. 물론 급여를 20만원 더 올려준다는 조건도 마음에 들었고....

 

그렇게 몸을 담게 된 폴햄 매장은 빈폴 매장의 1/3도 안 되는 아주 작은 매장이었다. 게다가 단가가 높은 빈폴의 옷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름해 보이는 옷들 하며....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전 폴햄 매니저님은 아파트로 큰 평수 살다가 작은 평수 못 가듯이 비싼 옷 팔다가 싼 옷 팔면 못 판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후 폭풍처럼 몰아치는 업무 인수인계 덕(?)에 이런 푸념들은 내 머리 속에서 사라졌다.

 

매장 뒤 창고에 쌓인 엄청난 재고 조사부터 시작해 매일 들어오는 상품 검수하는 법, 본사에서 떨어지는 R/T 싸고 보낸 뒤 전산에 입력하는 방법, 타 매장에서 들어오는 요청 처리 방법, 매장에 없는 물건을 다른 매장에 요청하는 법, 시즌이 지난 상품 반품하는 방법, 불량 상품 반품이나 고객들의 A/S 처리 방법, 정산하는 방법 등.... 빈폴에서 막내로 판매만 하던 때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눈앞에 쏟아졌다.

 

1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이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싫었지만 능력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더 싫었다. 전 매니저님이 있는 동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계속 물었고 배운 것들을 반복하면서 숙달했다이 기간에 이런 업무적인 것들 외에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진로에 대한 갈등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왜 경력도 많은 학원 강사를 때려치우고 3D 업종인 판매직을 하려고 하느냐, 다시 학원으로 돌아가라는 얘기부터, 판매직을 하려면 백화점에서 시작하라는 말, 지금 나이가 너무 많아 백화점에 들어가기는 늦었다는 말까지.... 며칠을 갈등하다 이러다간 머리 속에 생각만 가득차서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생각에 일단은 아무 생각 말고 내 앞에 주어진 일부터 처리하자는 맘으로 생각을 다 잡았다


전 매니저님이 떠나고 나 혼자 폴햄을 책임지게 되니 걱정하던 맘보다 책임감이 커졌다일단 페이스 북 페이지를 만들어 SNS를 활용해 홍보를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빈폴에서 폴햄으로 온 직후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옷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옷이 안 예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고객들에게 옷을 자신 있게 권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세상에 안 예쁜 옷은 없다. 안 어울리는 옷이 있을 뿐이다라고 그래서 고객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고객을 응대하기 시작했다.

빈폴에서는 재고량이 많은 물건을 권하라고 배웠지만 재고가 없다는 것은 예쁘고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그런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 고객들에게 잘 어울리고 예쁜 옷을 추천했다. 물론 그러다보니 타 매장에 아쉬운 소리 해가며 이동을 요청(그런데 이 과정이 타 매장과의 친분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나쁘지만은 않았다)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과 고객의 만족이기 때문에 그 정도 수고스러움이야 감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장의 옷만 팔려고 하기보다는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진실성 있는 조언(이 옷은 지금 당장은 입기엔 좋지만 이번 달만 지나가면 더워서 입기 힘들 것 같아요, 이 옷보다는 조금 더 얇은 저건 어떠세요? )을 하다 보니 내가 제안하는 코디 상품을 구매하거나 재방문율이 높았고 심지어 친구까지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손님이 없을 때마다 폴햄 POS의 기능들을 살펴보곤 하는데, 우연히 발견한 전년 매출과 올해 매출을 비교해 보여주는 기능에 내가 매장을 관리한 달의 매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한 것을 보고 신기해 다른 기능을 살펴보니 전국 폴햄 매장의 매출 순위를 볼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과연 우리 매장은 몇 위 정도인가 하는 궁금증에 확인해 보니, 전달의 우리 매장의 매출 순위는 206위였으나 내가 매장을 운영한 뒤 143위를 기록한 것이었다. 그 동안의 노력을 보상 받는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들었고, 여름이 오기 전까지 100위 안으로 진입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르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 작성한 일기로 귀엽게 봐주세요. 비록 지금은 혼자 매장을 책임지고 있어 매장관리, 고객관리가 전부지만 앞으로는 시니어와 막내와 함께 성장하는 직원 관리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이번 여름에 꼭 전국 매장 중 100위 안에 들고 나서 다시 매장 일기 작성하러 오겠습니다. 요즘 경기 어렵다고 하는데 의류 매장에서 일하시는 판매원 여러분 다들 힘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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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댓글

달인  (2017-03-24 15:49:39)
정말 병아리매니저네요

작문의 글을보고 한말씀드립니다 그냥 학원강의 하는게 더 낫습니다



대박  (2017-03-26 23:17:06)
대박... 단기간에 매니저 다는게 가능한가요 ? 막내에서 시니어 - 매니저 인수인계를 한다고라?? 대박~~ 일단 축하드립니다~ 전 한참 멀었어요.. ㅎㅎ 그냥 년수채우고 많이 배우려고요 저는 여성의류입니다 캐쥬얼 화이팅♥
달인  (2017-03-31 16:21:06)
작문 장문.... 미안합니다 오타가아니라 무식해서 틀렸네요.. 헌데 저는 그런 지적받으려고 답글단게아니고

진심으로 학원강의가 더나을거란걸 간단명료하게 말씀드린겁니다 님의마음속에 사람무시하는는 먼가있네요

사악한 병아리매니저님 ㅋㅋ 여튼 좋은목표와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가며 화이팅 하는모습 진심 유통달인으로

보기좋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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